폴더블 양산 공정의 구조: 30μm 유리와 중립면 제어가 접히는 화면을 만든다

폴더블 스마트폰의 양산 난이도는 “화면이 접힌다”는 결과가 아니라, 굽힘 응력을 어디로 보낼 것인가라는 단 하나의 문제에서 나옵니다. 커버 윈도를 30μm까지 깎는 것도, 접착층을 무르게 만드는 것도, 힌지 부품 13개를 하나로 합치는 것도 목적은 같습니다. 접는 순간 특정 지점에 몰리는 힘을 여러 층과 여러 부품으로 흩어 놓는 일입니다.

그래서 제조사가 내놓는 숫자는 서로 다른 층위의 답입니다. 주름 깊이 20% 개선은 응력 분산 구조를 바꾼 결과이고, 폴딩 20만 회는 그렇게 만든 물건을 특정 조건에서 재본 값입니다. 두 숫자는 같은 문제를 다른 쪽에서 잰 것이라 서로 대체되지 않습니다.

한 줄 요약: 커버 유리 500μm → 30μm(K=Et³/12), 중립면은 OLED 층 두께의 중앙 20% 안, 힌지 윙 플레이트 13개 → 1개. 세 숫자가 폴더블 양산 공정의 실제 좌표입니다.

미크론 단위 정밀도가 요구되는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라인 모습

사진: YIHAI LASER / Pexels

폴더블 양산은 무엇이 그렇게 어려운가?

폴더블 기기는 크게 두 개의 하위 시스템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여러 층을 겹쳐 만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적층(stack)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적층을 접었다 펴는 힌지 기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설명에 따르면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었다 펼 때 접는 영역에 국부적으로 가해지는 응력 때문에 파손 가능성이 높아, 두께를 줄이고 적층 구조를 최적 설계해 응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동작 관점에서 보면 두 축은 하나의 힘을 나눠 받습니다. 힌지는 접힘부의 곡률반경을 확보해 패널이 지나치게 급하게 꺾이지 않게 하고, 적층 설계는 그렇게 남은 응력을 층 사이에 분산시킵니다. 어느 한쪽이 제 몫을 못 하면 나머지 한쪽의 부담이 그대로 늘어납니다.

설계값이 맞아도 조립 라인에서 무너집니다. 미크론 단위로 계산한 적층과 힌지가 실제 조립 공정에서 얼마나 정확히 겹치느냐가 수율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폴더블 공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체로 설계 수치가 아니라 조립 공차의 누적입니다.

폴더블 패널은 어떤 층으로 쌓여 있나?

폴더블 OLED 적층 순서와 각 층의 역할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층 구조는 ZDNet Korea에 따르면 아래에서부터 PI 기판, 백플레이트, OLED 소자, 터치센서, UTG 커버 윈도우 순서이며, 층 사이에는 접착과 완충을 겸하는 OCA(Optically Clear Adhesive, 광학용 투명 접착층)가 들어갑니다. 폴더블 패널은 단일 부품이 아니라 탄성계수가 서로 다른 층을 쌓아 올린 복합 구조물입니다.

만드는 순서는 기판부터 시작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설명에 따르면 PI(폴리이미드)는 애초에 액체 형태여서, 캐리어 글래스라는 유리기판 위에 바른 뒤 굳혀 기판으로 씁니다. 그 위에서 기존 TFT·증착 장비를 그대로 쓰고, 공정이 끝나면 레이저 리프트오프(LLO, 레이저로 캐리어 글래스를 떼어내는 공정)로 유리를 분리합니다. 거푸집을 세웠다가 마지막에 걷어내는 구조입니다.

휘어지는 패널은 유리 봉지를 쓸 수 없어 봉지 방식도 달라집니다. 무기막과 유기막을 번갈아 쌓는 박막봉지(TFE, Thin Film Encapsulation)를 적용해, 수분·산소 차단력은 좋지만 핀홀이 생기고 굽힘에 취약한 무기막의 약점을 위에 얹은 유기막이 메우게 합니다.

30μm 유리는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나?

유리를 유연하게 만드는 방법은 사실상 하나입니다. 굽힘 강성은 K=Et³/12로 두께의 세제곱에 비례하고, 같은 힘에 대한 변형량은 δ=FL³/(4Ebt³)로 두께 세제곱에 반비례합니다.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면 굽힘 강성은 8분의 1이 됩니다. 500μm를 30μm로, 약 17분의 1로 깎으면 굽힘 강성은 약 4,600분의 1까지 내려갑니다. 일반 스마트폰 윈도가 0.5mm(500μm)인 반면 갤럭시 Z 플립에 쓰인 UTG(Ultra Thin Glass, 초박막유리)는 약 30μm입니다.

초박막유리 슬리밍 공정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학술지 Ceramist에 실린 한국항공대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수백 μm 두께의 원장을 화학적 식각(슬리밍)으로 수십 μm 수준까지 깎아 UTG를 만듭니다.

강화 공정은 여기서 갈립니다. 유리는 재료 자체가 아니라 표면의 미세균열에서 깨지며, Griffith-Inglis 관계 σm=√(γE/πa)에 따라 균열 크기 a가 강도를 지배합니다. 화학강화는 이온반경 0.097nm의 Na⁺를 0.133nm의 K⁺로 치환하는 상호확산으로 표면에 압축응력(CS)과 이온교환 깊이(DOL)를 만들고, 균열 첨단이 이 압축 영역 안에 놓이면 응력집중이 줄어 실제 강도가 올라갑니다. 같은 논문은 이 관계를 FOM=(CS·DOL)/(E·t²)라는 지표로 제안합니다.

병목은 절단입니다. 물리적 힘을 가하는 절단은 가장자리에 미세 파손(엣지 치핑)을 남기고 그 자리가 파괴 기점이 되므로, 레이저 절단이나 건식 공정으로 엣지 품질을 확보해야 합니다.

두께를 더 줄이기 어려워지면 장수를 늘리는 쪽이 남습니다. 딜사이트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커버 윈도용 UTG 외에 패널 하부에 UTG를 한 장 더 넣는 ‘듀얼 UTG’ 구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했습니다.

중립면 제어는 어떻게 동작하나?

중립면 제어 설계 수치 (US10268238B2 예시 구성)

어떤 판을 굽히면 안쪽 반경에는 압축 변형이, 바깥쪽에는 인장 변형이 생기고, 그 사이 어딘가에 변형이 0인 면이 생깁니다. 이 면이 중립면(neutral plane)입니다. 중립면 제어 원리는 이 면의 위치를 원하는 층으로 옮겨 놓는 설계입니다.

동작 방식은 층의 배치입니다. Google의 특허 US10268238B2는 얇고 탄성계수가 높은 백 스티프닝 층과 투명 프론트플레이트 층을 OLED 층 양쪽에 라미네이션해 중립면 위치를 제어하며, 목표는 중립면을 OLED 층 내부, 이상적으로는 OLED 층 두께의 중앙 20% 안에 두는 것이라고 명시합니다. 가장 깨지기 쉬운 층을 응력이 0인 자리에 앉히는 것입니다. 같은 특허의 예시 구성은 OLED 층 약 50μm, 프론트플레이트·백 스티프닝 층 각 약 50μm, 접착층 약 25μm, 전체 1mm 미만이며 최소 굽힘 반경은 2.5~5mm입니다.

접착층은 응력을 흡수하는 쪽을 맡습니다. 접힐 때 위층과 아래층은 서로 다른 길이를 이동해야 하는데, OCA 모듈러스를 낮추면 그 차이를 접착층의 전단 변형이 흡수합니다. ZDNet Korea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름 저감을 위해 OCA의 모듈러스를 적정 수준까지 낮춰 커버 윈도와 OLED 사이 변형을 더 유연하게 완충시켰고, 하부 지지재는 기존 PET 필름 대신 메탈 플레이트를 적용했습니다.

이 완충은 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삼성SDI는 2019년부터 폴더블용 광학점착필름 FOCA를 양산하면서 저온에서도 유연성을 유지하는 바인더와 반복 폴딩 후 원래 형태로 돌아오게 하는 탄성 나노입자를 조합한다고 설명하는데, 뒤집어 말하면 접착층이 저온에서 굳으면 완충 없이 응력이 유리층으로 그대로 전달된다는 뜻입니다. 온도 변화 자체도 응력원이어서, 앞의 특허는 굽힘 제한 층의 열팽창계수(CTE)를 OLED 층의 50%, 이상적으로는 25% 이내로 맞추도록 규정합니다.

힌지는 접힘부 곡률을 어떻게 확보하나?

폴더블 힌지 구조의 핵심은 디스플레이를 힌지 안쪽으로 ‘물방울’ 형태로 말아 넣어 접힘부의 곡률반경을 크게 확보하는 것입니다. 녹색경제신문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힌지 양 사이드의 윙 플레이트가 더 넓게 벌어지도록 설계돼 접었을 때 둥근 물방울 모양을 이루며, 이를 ‘아머 플렉스 힌지’라고 부릅니다. 같은 보도 기준으로 폴드7은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로 2019년 갤럭시 폴드(17.1mm/7.6mm) 대비 약 48% 얇아졌습니다.

패널 바로 아래에는 또 하나의 힌지가 있습니다. 딜사이트에 따르면 백플레이트는 ‘내장 힌지’로 불리며 패널과 외장 힌지 사이에서 주름을 억제하고 패널을 지지하는데, 여기에 레이저 드릴링으로 미세홀을 다수 형성해 응력을 분산하는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같은 보도는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6에서 공개한 무주름 폴더블 OLED의 주름 깊이가 갤럭시 Z 폴드7 대비 약 20% 개선됐다고 전했습니다.

부품을 만드는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3D Printing Industry에 따르면 OPPO Find N6의 윙 플레이트는 이전 설계에서 최대 13개의 개별 부품을 절삭 가공해 정밀 조립해야 했지만, 티타늄 LPBF(레이저 분말베드용융, 금속 3D 프린팅) 적층제조로 단일 구조로 통합됐습니다.

힌지 윙 플레이트 제조 방식 비교 — 절삭·조립 vs 티타늄 LPBF(OPPO Find N6 사례)

항목 기존 절삭 가공 후 정밀 조립 티타늄 LPBF 적층제조
구성 부품 수 최대 13개 개별 부품 단일 구조로 통합
윙 플레이트 두께 0.3mm 0.15mm
강성 기준 36% 향상
지지면 평탄도 기준 전년 세대 대비 50% 개선※
내부 보강 구조 CNC·MIM으로는 구현 어려움 내부 보강 구조 구현 가능
공차 누적 지점 조립 계면마다 발생 결합 지점 자체가 사라짐

※ 평탄도만 비교 축이 다릅니다. 3D Printing Industry 보도는 이 항목을 두 제조 방식의 대비가 아니라 전년 세대 힌지 대비 수치로 밝혔습니다.

부품 수를 줄이면 공차가 누적될 지점 자체가 사라진다는 것이 이 전환의 요지입니다. 실제 불량이 설계값보다 공차에서 나기 때문입니다. 패널의 폴딩축과 힌지 회전축이 미세하게 어긋나면, 접을 때마다 설계와 다른 응력이 같은 지점에 반복 인가됩니다. 힌지 간극이 방수 등급과 맞물리는 부분은 폴더블 IP48 방수의 구조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폴딩 20만 회 수치는 어떤 조건에서 통하지 않나?

폴딩 시험 회수는 조건이 다르면 비교할 수 없다

폴딩 테스트 기준에는 국제 규격이 있습니다. IEC 62715-6-1(Edition 2.0, 2018년 4월 20일 발행)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모듈의 기계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시험 방법을 정의하며, 굽힘·롤링·비틀림·스트레칭 변형을 대상으로 반복 굽힘 시험과 정적 굽힘 시험 절차를 규정합니다. 제조사가 내세우는 ‘몇 만 회’ 수치는 이런 프로토콜 위에서 나온 값입니다.

문제는 조건이 제각각이라는 점입니다. 뉴시스에 따르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20만 회 접고 펴는 시험을 거쳤고, 이는 하루 100회 사용 기준 약 5년에 해당합니다. LG디스플레이 뉴스룸은 8.03인치 360도 폴더블에 대해 상온 20만 회 양방향 폴딩과 극한 온도 조건 5만 회 이상을 밝혔고, OPPO Find N6은 TÜV 라인란드 인증 60만 회 폴딩 시험을 통과했으며, SCHOTT는 자사 UTG가 1mm 미만 굽힘 반경에서 30만 회 이상의 반복 굽힘을 견딘다고 명시합니다. 굽힘 반경·온도·양방향 여부가 다르면 회수 자체를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시험 1회의 가혹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배터리 충전 사이클 수명의 원리에서 다룬 ‘사이클 1회’의 문제와 구조가 같습니다.

검사 공정도 달라집니다. 폴더블은 내부 구조 결함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양산에서는 고속 CT 촬영으로 내부 부품 사양과 표면 결함을 확인하고 메인 디스플레이는 3D 레이저 스캐닝으로 품질을 관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UTG는 유리인데 어떻게 접히나요?
유리의 성질이 바뀐 것이 아니라 두께가 바뀐 것입니다. 굽힘 강성이 두께의 세제곱에 비례하므로, 500μm를 30μm로 줄이면 같은 곡률에서 생기는 응력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대신 얇아진 만큼 표면 미세균열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이온교환 강화가 뒤따릅니다.

폴더블 화면의 주름은 왜 완전히 없앨 수 없나요?
접힘부는 펴진 구간과 달리 반복적으로 변형을 받는 영역이라, 응력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분산시키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백플레이트 미세홀, 접착층 모듈러스 하향처럼 주름을 줄이는 수단은 대체로 재료비와 공정 단가를 함께 올립니다. 개선분이 원가로 되돌아오는 구조라는 점이 주름 저감 기술의 제약 조건입니다.

폴딩 20만 회는 실제 사용으로 몇 년에 해당하나요?
제조사가 제시한 환산 기준으로는 하루 100회 사용 시 약 5년입니다. 이 환산은 사용 빈도 가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므로, 하루 개폐 횟수가 다르면 연수도 달라집니다.

제조사마다 다른 폴딩 시험 회수를 직접 비교할 수 있나요?
같은 규격을 따랐더라도 굽힘 반경, 시험 온도, 한 방향인지 양방향인지가 다르면 1회의 의미가 달라져 비교할 수 없습니다. 회수만 보지 말고 어떤 반경과 온도에서 잰 값인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OPPO의 60만 회는 TÜV 라인란드 인증 조건에서, 삼성의 20만 회는 자사 시험 기준에서 나온 값이라 두 숫자를 나란히 놓는 것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듀얼 UTG는 기존 단일 UTG와 구조가 어떻게 다른가요?
딜사이트에 따르면 커버 윈도용 UTG 외에 패널 하부에 UTG를 한 장 더 넣는 ‘듀얼 UTG’ 구조가 거론됩니다. 같은 보도도 검토 단계로 전한 내용이므로, 확정된 양산 사양으로 받아들이기는 이릅니다.

힌지를 3D 프린팅으로 만들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가장 큰 효과는 부품 개수 감소입니다. 절삭 부품을 정밀 조립하던 구조를 단일 구조로 바꾸면 공차가 쌓일 계면이 사라지고, CNC나 MIM으로는 만들기 어려운 내부 보강 구조를 넣어 얇으면서 강성이 높은 형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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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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