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스펙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마이크 개수와 ‘최대 몇 dB’입니다. 그런데 둘 다 성능을 직접 정하지는 않습니다. 아마존이 2025년 3월 공개한 멀티모달 ANC 특허(US12249311)는 피드포워드 방식의 이론적 성능 상한을 10·log10(1−C)라는 한 줄로 정의합니다. 여기서 C는 바깥 마이크와 귀 안쪽 마이크 신호 사이의 코히런스(상관도)이고, 이 식이 뜻하는 바는 바깥 마이크 신호와 상관되지 않는 소음 성분은 어떤 필터를 써도 상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벽은 시간입니다. audioXpress에 따르면 ANC의 지연 예산은 이상적으로 50µs 미만으로, 보청기의 4~6ms나 원단 음성 개선의 최대 200ms와는 차원이 다른 값입니다. 안티노이즈가 소음보다 늦게 나오면 필요한 180° 위상차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줄 요약: ANC의 저감 상한은 마이크 개수가 아니라 코히런스가 정하고(0.99여야 −20dB), 전체 지연은 50µs 미만으로 눌려 있어야 하며, 그래서 실사용 저감량은 대체로 20~40dB에 머뭅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무엇을 해결하려는 기술인가?
소리를 소리로 지운다: 역위상 상쇄의 기본
이 원리는 국제 규격에 문장으로 못박혀 있습니다. IEC 60268-24:2023은 적용 대상을 ‘환경 소음 검출 마이크와 소음 저감 신호처리 회로가 만들어낸 트랜스듀서 출력음으로 사용자가 듣는 소음을 줄이는’ 헤드폰·이어폰으로 규정합니다. 구조는 세 덩어리입니다. 소음을 받는 마이크, 반대 신호를 계산하는 회로, 그 신호를 소리로 바꾸는 드라이버입니다.
영디비의 설명대로 액티브 방식은 ‘소리를 소리로 없애는 방식’으로, 마이크로 받은 소음을 역위상으로 바꿔 귀 안에서 상쇄시킵니다.
밀폐(패시브)가 못 막는 저역을 ANC가 맡는다
패시브 차음은 밀폐로 만드는 소음 감소 방식입니다. 영디비에 따르면 이 방식은 1kHz 이상 고주파는 잘 막지만 저음역에는 효과가 적습니다. 저음역을 맡을 장치가 따로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고, 영디비 실측에서는 하이브리드 제품이 100Hz 부근의 피크 저감이 우수했습니다.
실사용 저감은 20~40dB, 100% 상쇄는 원리상 없다
SoundGuys는 20~40dB의 소음 저감이 꽤 흔하며, 이는 배경 소음 레벨을 원래의 1/4에서 1/16로 줄이는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완전한 상쇄는 원리상 얻을 수 없습니다.
마이크 두 개는 각각 무슨 일을 하나?
바깥 피드포워드 마이크: 소음이 귀에 닿기 전에 ‘계산할 시간’을 번다
두 마이크의 역할은 붙는 위치에서 갈립니다. HP코리아(Poly Learning Hub) 설명에 따르면 피드포워드 마이크는 이어컵 외부에 있어 소음이 귀에 도달하기 전에 포착하므로, 노이즈 방지 신호를 생성할 시간이 더 확보됩니다.
안쪽 피드백 마이크: 실제로 귀에 남은 잔여 소음을 재서 되먹인다
피드백 마이크는 이어컵 안쪽에 있어, 착용 위치나 밀착 상태와 무관하게 착용자가 실제로 듣는 소음을 더 정확히 반영합니다. 동작 순서로 보면 이 마이크는 상쇄하고 남은 잔여 소음을 재서 오차로 되먹이는 역할입니다.
하이브리드 ANC 구조가 표준이 된 이유
두 마이크의 약점이 서로 반대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바깥 마이크는 시간을 벌고, 안쪽 마이크는 결과를 검산합니다.
피드포워드 마이크와 피드백 마이크, 무엇이 다른가
| 구분 | 피드포워드(바깥 마이크) | 피드백(안쪽 마이크) |
|---|---|---|
| 마이크 위치 | 이어컵·이어피스 바깥 표면 | 이어컵 안쪽, 귀에 가까운 쪽 |
| 확보되는 계산 시간 | 소음이 귀에 닿기 전에 잡아 여유가 있다 | 귀에 아주 가까운 소리를 다뤄 시간이 짧다 |
| 잘 듣는 신호 | 넓은 대역(영디비 실측에서 2kHz까지 효과) | 파장이 긴 저주파에 가장 효과적 |
| 고유한 취약점 | 바람 소리와 부수 소음에 민감, 와류음까지 상쇄하려 든다 | 워터베드 효과로 어떤 대역을 줄이면 다른 대역이 증폭된다 |
| 성능을 가두는 한계 | 기준 신호와 귀 안 소음의 코히런스(10·log10(1−C)) | 나이퀴스트 안정 조건(예: ρ=0.8에서 GM 1.25·PM 약 37°) |
개별 제품의 스펙을 뜯어본 글은 소니 WH-1000XM6 최저가 48만원: XM5 37만8000원과 10만2000원 차이를 뜯어보면에 따로 있습니다.
위상 반전을 제시간에 맞추려면 얼마나 빨라야 하나?

인과성 제약: 1차 경로 지연이 2차 경로+처리 지연보다 길어야 한다
기준 마이크에서 에러 마이크까지의 1차 경로 음향 지연이, 스피커에서 에러 마이크까지의 2차 경로 지연에 전기적 처리 지연을 더한 값보다 커야 제어 필터를 인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공개된 리뷰 논문 ‘Active Noise Control in The New Century’는 휴대기기의 경우 크기가 작아 기준 마이크와 에러 마이크 사이 음향 지연이 짧아지고, 그만큼 가용 처리 시간 창이 좁아진다고 지적합니다.
지연 목표 50µs 미만, SoC 처리 엔진은 3~20µs
지연은 곧 위상 시프트이고, 이 위상 시프트가 달성 가능한 ANC 대역폭을 깎습니다. 전체 지연 목표가 50µs 미만인 배경이 이것이고, audioXpress에 따르면 최신 SoC는 3µs~20µs 지연의 처리 엔진을 내장합니다.
진폭 1dB·위상 6° 안에 들어야 20dB, 양산 산포는 ±3dB
audioXpress의 사인파 실험 기준으로 20dB 감쇠를 얻으려면 상대 진폭 편차가 1dB 미만, 위상 편차가 6° 이내여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 양산 부품의 산포는 ±3dB 수준입니다.
같은 지연도 고주파에서 더 치명적인 이유
파장이 긴 저음은 마루와 골의 간격이 멀어 약간의 시차가 있어도 상쇄가 됩니다. 반면 파장이 짧은 고음은 마루와 골 간격이 짧아, 작은 시차에도 상쇄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오히려 증폭됩니다.
마이크를 늘리면 저감량이 그만큼 올라가나?

상한은 개수가 아니라 코히런스가 정한다
보스의 특허(US11062688B2)는 코히런스를 ‘각 주파수에서 입력 신호로 상쇄할 수 있는 출력 신호 전력의 비율’로 정의합니다. 바깥 마이크가 귀 안 소음을 설명하는 비율, 그 이상은 원리적으로 지울 수 없다는 뜻입니다.
0.9는 −10dB, 0.99는 −20dB, 0.999는 −30dB
상한식에 값을 넣어 보면 저감량이 선형으로 오르지 않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코히런스 0.9는 −10dB, 0.99는 −20dB, 0.999는 −30dB에 대응하므로, 10dB를 더 얻으려면 기준 신호로 설명되지 않는 비상관 잔차를 1/10로 줄여야 합니다. 보스 특허가 제시하는 목표 multiple coherence 수준도 0.91, 0.94, 0.95 또는 0.9~0.9999 구간입니다.
마이크를 둘레에 분산 배치하는 진짜 목적
그래서 마이크를 늘리는 목적은 저감량의 산술적 합산이 아니라 코히런스 끌어올리기입니다. 보스의 다른 특허(US10665220B1)는 단일 피드포워드 마이크로는 포착할 수 없는 여러 소음원이 있을 때 코히런스가 떨어질 수 있다고 문제를 정의하고, 여러 피드포워드 마이크를 이어피스 둘레에 분산 배치해 서로 다른 방향의 소음을 일찍 포착하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신호가 서로 닮으면 개수를 늘려도 성능이 떨어진다
Journal of Sound and Vibration에 실린 다중 채널 ANC 연구는 기준 마이크들의 출력이 서로 강하게 상관돼 있으면 소음 저감 성능이 오히려 떨어진다고 보고합니다.
적응형 ANC는 실제로 무엇을 바꾸나?
파일럿 톤과 전력비로 착용 누설을 판정한다
적응형은 계수를 계속 학습하기보다 측정 후 필터를 갈아 끼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미국 특허 US11842717이 기술하는 구조는 이어폰 외부의 피드포워드 마이크, 내부의 피드백 마이크, 스피커를 묶어 누설 모드를 판정하는 모듈을 둡니다. 판정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리 정한 주파수의 파일럿 톤을 스피커로 재생해 피드백 마이크 신호를 분석하거나, 피드백 마이크와 피드포워드 마이크가 각각 검출한 주변 소음의 전력비를 계산합니다.
- 그 결과로 현재 착용 상태가 어떤 누설 모드인지 판정합니다.
- 판정 결과에 따라 피드백 필터를 피드포워드 적응 필터의 특성에 맞춰 실시간으로 수정합니다.
적응형이라도 동작 중에는 고정 계수가 일반적이다
앞의 리뷰 논문은 적응 알고리즘이 저감 성능에서 확연히 앞섬에도 불구하고 상용 헤드폰은 ANC 동작 중에는 고정 계수로 필터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힙니다. 실시간 제어기의 연산 능력 한계 때문에, 연산량이 큰 딥러닝 기법은 아직 시뮬레이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ANC가 기대만큼 통하지 않는 조건은?

다시 꽂으면 −20dB이 −4dB까지 떨어진다
에러 마이크가 있는 지점과 고막은 같은 음압이 아닙니다. 2021년 공개된 arXiv 논문(Rivera Benois 외)은 두 지점의 음압이 같다고 가정할 수 없어 가상 센싱, 즉 두 지점을 시불변 전달함수로 잇는 원격 마이크 기법(RMT)을 쓴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논문은 이어폰을 다시 꽂으면 음향 경로가 달라져 원래 −20dB이던 감쇠가 재착용 후 최대 −4dB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보고합니다.
ANC 착용 누설 8mm²에서 약 30dB 성능 저하
Embedded.com이 소개한 착용 누설 보상 실험에서는 8mm² 누설에서 약 30dB의 성능 저하가 나타났습니다. 밀폐가 좋을 때는 20Hz~2kHz 대역에서 동작했습니다.
1kHz 위에서 급격히 힘이 빠지는 세 가지 이유
audioXpress는 헤드폰 ANC가 1kHz 위에서 성능이 급감하는 이유로 착용 편차, 외이도 압력챔버 효과 감소, 스피커 음압 한계를 듭니다.
상한 주파수를 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조용한 영역’의 크기입니다. Elliott·Jung·Cheer가 2018년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은 10dB 감쇠가 얻어지는 영역의 지름이 대체로 음향 파장의 약 1/10로 제한되며 1kHz 확산 음장에서 약 3.4cm에 해당한다고 밝힙니다.
ANC 바람 소리 원인: 스스로 만들어내는 소음
Applied Acoustics에 실린 연구는 바람 소음이 마이크 근처 기류가 와류를 만들어 다이어프램을 밀고 당기면서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이 마이크를 피드포워드 마이크로 쓰면 ANC 시스템은 난류 와류음까지 외부 소음으로 간주해 안티노이즈를 만들어내려 하고, 바람 소음이 알고리즘에 추정 편향을 넣어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워터베드 효과와 조용한 환경의 히스 노이즈
피드백 ANC에는 이론적 족쇄가 하나 더 있습니다.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에 실린 연구는 보드(Bode) 감도 적분 정리에 의해 저주파 대역의 소음 저감이 다른 주파수에서의 소음 증폭을 동반하며 이를 워터베드 효과라 부른다고 설명합니다.
루프 게인을 무한정 키울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스피커와 마이크 사이의 음향 되먹임 경로입니다. 앞의 arXiv 논문은 나이퀴스트 안정 판별에 기반한 주파수 의존 제약을 걸며, 한 설계 예에서 ρ=0.8로 두면 이득 여유 1.25, 위상 여유 약 37°가 확보된다고 밝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마이크 개수가 많은 이어폰이 노이즈 캔슬링 성능도 더 좋은가요?
개수 자체가 성능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보스 특허는 피드포워드 마이크를 2개 쓸 때 정반대 위치에 두는 것이 서로 다른 소음원을 포착할 능력을 최대화하는 배치라고 설명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사람 말소리는 왜 잘 안 지워지나요?
ANC는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저음 소음 제거에 최적화돼 있어, 사람 말소리처럼 불규칙한 소음은 상쇄 효율이 떨어진다고 나무위키는 설명합니다. 영디비에 따르면 대화음은 300Hz~1kHz 대역에 걸쳐 있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ANC를 켰을 때 들리는 ‘쉬’ 소리는 고장인가요?
EDN 기고는 히스 노이즈가 시스템 전체 SNR과 직결된다고 설명합니다. 마이크와 변환기의 잡음이 안티노이즈 신호에 섞여 그대로 귀 안에 재생되기 때문입니다. 휴대기기용 ADC의 SNR은 약 100dB에서 막히고, 휴대전화 오디오는 최대 120dB 수준입니다.
이어폰을 다시 꽂을 때마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가 달라지는 이유는 뭔가요?
착용할 때마다 음향 경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재착용 실험에서는 재삽입이 교정에 쓴 음장의 종류보다 성능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이는 한 연구의 실험 결과이므로, 모든 제품의 열화 폭이 같다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
바람 부는 날 야외에서 ANC가 오히려 시끄러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와류음을 외부 소음으로 오인하는 구조 때문입니다. Applied Acoustics 연구는 신호가 너무 크면 프런트엔드 증폭기를 포화시키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제조사가 말하는 ‘최대 몇 dB 저감’은 어떤 기준으로 측정한 값인가요?
측정 규격이 기준을 정합니다. ETSI TS 103 640의 대표 지표인 Total Noise Loudness Level Reduction은 ANC를 켰을 때 청취자의 고막 지점에서 측정한 주변 소음 음장의 라우드니스 레벨 감소량으로 정의되며, 측정에는 인공 고막을 갖춘 더미 헤드가 쓰입니다. 같은 규격은 노이즈 캔슬링뿐 아니라 미디어 재생, 통화, 패스스루 모드까지 시험 대상으로 다룹니다.
참고 자료
- IEC 60268-24:2023 Sound system equipment – Part 24: Headphones and earphones – Active acoustic noise cancelling characteristics — IEC
- ETSI TS 103 640 V1.4.1 — Test Methods and Performance Requirements for Active Noise Cancellation Headsets and other Earphones — ETSI
- R&D Stories: Pushing the Boundaries of Active Noise Cancellation — audioXpress
- A perspective on digital ANC solutions in a low latency dominated world — EDN
- Adaptive ANC solutions bring enhanced audio capabilities — Embedded.com
- Sound Pressure Minimization at the Ear Drum for In-ear ANC Headphones using a Fixed Feedforward Remote Microphone Technique — arXiv
- Active Noise Control in The New Century: The Role and Prospect of Signal Processing — arXiv
- US10665220B1 — Active noise reduction (ANR) system with multiple feedforward microphones and multiple controllers — Google Patents
- US11062688B2 — Placement of multiple feedforward microphones in an active noise reduction (ANR) system — Google Patents
- US12249311 — Multimodal active noise cancellation — Google Patents
- Head tracking extends local active control of broadband sound to higher frequencies — Scientific Reports
- Active noise canceling (ANC) technology types explained — SoundGuys
- [ANC 특집 1]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헤드폰 원리는? — 영디비
- Effect of wind noise on active noise control headphones and wind noise suppression in distributed filtered-x least mean squares algorithms — Applied Acoustics
- A generalized leaky FxLMS algorithm for tuning the waterbed effect of feedback active noise control systems —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
- Robust open-ear ambient sound control with leakage detection (US11842717) — USPTO
- Multichannel feedforward active noise control system combined with noise source separation by microphone arrays — Journal of Sound and Vibration
- 헤드셋의 노이즈 캔슬링 기술: 찾아야 할 사항 — HP코리아
- 노이즈 캔슬링 — 나무위키